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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가든 서포터즈]식물일지 첫번째

by susuesooo 2020. 4. 9.

빈둥빈둥 백수 생활이 질려서 2020.04.07 7시에 뭐라도 해야겠단 마음을 먹었다.

엄마가 단호박 쪄먹을 때 빼놓았던 단호박씨를 훔쳐왔다.

인터넷 서핑 조금 해서 싹이 틀때까지 씨를 침종하면 된대서 호박씨를 침종해놓고 잠에 들었다. 귀엽다. 기대된당

2020.04.07 호박씨 침종 1일

2020.04.08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호박씨부터 확인했다.

싹을 기대했는데 그냥 똑같고 단호박 냄새가 자꾸 났다. 난 단호박 싫어한다. 

그리고 뭔가 느낌도 안좋았다. 애들이 전혀 안자랄거 같은 느낌

2020.04.08 호박씨 침종 2일차

그래서 밤에 다시 서칭을 했더니 호박씨는 잘 썩어서 한 8시간만 물에 넣어놔야 한단다.

아니면 젖은 수건에 올려 놓아야 한단다. 나는 약 30시간을 담궈놨다. 망했다. 바로 물을 좀 따라버리고 잠 잤다. 

 

2020.04.09 오늘 아침에 또 일어나서 확인했다. 여전히 진동하는 단호박냄새 싹도 안났다. 역시 농사는 인내심이다.

근데 기다리는게 싫어서 싹도 안났는데 그냥 심었다. ㅋㅋㅋ 내맘이다 (ENFP의 전형적특징).

인터넷 보니까 싹 안나고 심는 사람들도 많았다. 음하하 

말라 비틀어진 국화를 처리하고 흙과 화분을 뺏었다.

국화를 들면 화분 내용물이 통째로 들어올려질 만큼 말라비틀어졌더라. 내가 새생명을 주겠다! 뿌리뽑고 흙에 물을 흠뻑 주었다. 저거 한다고 내방 베란다를 초토화 시켰다. 내일 물이 마르면 엄마가 보기전에 얼른 청소할 거다. 조마조마 ....

 

통통하고 귀여운 녀석들로 다섯개씩 골라서 심어주고 물을 부어주었다. 그런데 흙이 너무 단단해서 싹이 나와도 애들이 못 파고 들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다 찾아서 빼놓고 흙을 뒤집어 주었다. 우리 아이들이 태어나자 마자 세상의 벽을 마주하기엔 너무 어리다 ㅠㅠ 귀여운 것들... 누나는 튼튼하게 자라는 거면 충분해... 아무튼 다시 심을 때는 어떤 애들이 싹이 자랄지 모르겠어서 아홉개씩 심고 싹이 자라면 화분에 다시 심어주어야겠다. 심는 내내 단호박 냄새가 나서 싫고 애들이 미끌미끌해서 싫고 곰팡이 핀것도 같고 그랬는데 그러는데도 재밌어서 계속했다. 코로나가 나의 귀차니즘 테스트를 해주는구만 ... 

 

 

단호박씨가 너무 많아서 열 여덟개를 심었는데도 많이 남았다. 근데 얘네도 싹이 날 것 같기도 하고 심은애들이 싹이 자란다는 보장이 없어서 욕심쟁이는 다른 녀석들도 포기할 수가 없었다. 

맨바닥에서 자던 박호단씨들을 매트리스 침대로 이사시켜주었다. 나란히 누워있는게 참으로 귀엽다. 
덕분에 내방 베란다는 풍요로워졌다. 

귀엽다. 난 단호박을 싫어하는데도 단호박을 갖고 싶다. 아이들아 얼른 자라라~ 내일 또 보러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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